에버노트(Evernote). 정말 잘 써왔고 제 추억을 많이 담아 놓았던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헤어질 결심'을 해야 했습니다. 메모 앱으로 유명했고, 잘 써왔고, 좋아했지만 무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충격적인 정책 업데이트로 작별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에버노트란?
2008년에 출시되었으면 메모를 위한 앱입니다. 단순하게 짧은 메모만 할 수 있는게 아니고 많은 양의 문서도 작성할 수 있으며, 여러 디바이스들과의 동기화가 지원되어 인기가 좋았던 앱입니다.
이 포스팅을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마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녹색 코끼리 모양의 아이콘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2011년 10월 12일 매일경제 기사를 보면 에버노트가 얼마나 핫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직원은 75명에 불과했는데 가입자수가 3년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고, 기업가치가 무려 10억 달러로 추정되었던 기업입니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아 관련된 책도 여러 권 출간되었고, 에버노트를 잘 활용하는 사람을 '메모의 달인'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즐거웠던 에버노트와의 추억
오늘 제 계정에서 에버노트로 작성했던 첫 번째 글을 보니 저는 2017년 9월 25일부터 에버노트를 사용해왔습니다. 저만의 기록을 위해 다이어리, 책 리뷰, 공부한 것들을 이것저것 많이 적어왔습니다.
다른 메모앱들도 있었지만 제가 에버노트를 좋아했던 이유가 2가지 있었습니다.
1. 무료
어찌보면 가장 큰 이유였겠네요. '공짜'였습니다. 에버노트 앱을 다운받아 마음껏 메모를 작성하면 되었습니다. 광고도 없어 오로지 제가 원하는 대로 기록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21년 이전까지는 무료이용자에게 60MB의 용량 제한이 있었는데 저처럼 텍스트를 주로 쓰는 경우에는 별다는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2. 플랫폼간의 호환성 (동기화)
잠깐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노트(Onenote)를 사용했습니다. PC에서 원노트를 잘 사용했던 기억이 있어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했었죠. 그런데 충격적일만큼 동기화가 잘 안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PC에서 작성했던 문서를 저장해도, 스마트폰에서 확인을 해보면 PC에서 업데이트했던 내용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빈번했습니다. 결국 원노트앱을 제 스마트폰에서 과감하게 삭제했습니다.
반면 에버노트는 동기화가 정말 잘되었습니다. 밖에 있을 때 스마트폰에서 에버노트 앱으로 작성한 메모를 집에 와서 PC로 이어서 메모를 작성하는게 무척이나 편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웬만한 앱들이 동기화가 잘됩니다.
파격적인 무료 유저들에 대한 기능 제한
육아기록부터 다이어리, 책 리뷰, 이런저런 아이디어까지 많은 기록들을 남겨왔던 에버노트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전부터 이상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부터 에버노트의 신호를 예민하게 감지했어야 했습니다.)
언젠가부터 빈번하게 유료 요금제를 할인한다는 메일이 오거나, 에버노트 앱을 사용할 때 동일한 내용의 팝업이 뜨기 시작한겁니다. 저는 무료요금제로도 충분했기에 매번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23년 12월 4일. 예상치 못한 에버노트의 정책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에버노트에 접속했더니... 이게 웬말인가요.
무료 이용자에게는 '1개의 노트북과 50개의 노트'라니요. 새로운 정책을 추가하더라도 기존 유저가 사용할 수 있었던 기능들은 유지가 되어야 하는게 아닐까요? 저는 기존 노트북이 여러 개여서 이제 유료 요금을 이용해야만 새로운 노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손발이 묶인 셈입니다. 화가 났습니다. 답답했습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왜인지 알 것 같습니다.
2023년 7월 10일 ZDNET 기사를 보니 에버노트는 2022년 11월 '벤딩스푼스'라는 이탈리아 밀라노 기반 앱 개발업체에 인수되었고, 최근에는 미국과 칠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해고한 뒤 유럽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한 때 잘나나고 유망한 에버노트였지만 이제는 수익이 나지 않자 다소 황당한 무료 이용자들에게 충격적인 기능 제한을 하게 한겁니다. '기존처럼 쓰고 싶다면 이제는 돈을 지불해'. 이게 현재 에버노트가 기존 유저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듀, 에버노트
그래도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 저는 무료로 사용했고, 에버노트로 기록한 메모들을 유용하게 써왔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에버노트로부터 이렇게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를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015B가 부릅니다. '이젠 안녕'
'이제는 우리가 서로 떠나가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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